스포츠스타들이 추억하는 이건희 회장=이승엽 김시진 박태환, 이승엽 "1999년 혹시라도 뵐까 조마조마"

스포츠스타들이 추억하는 이건희 회장=이승엽 김시진 박태환, 이승엽 "1999년 혹시라도 뵐까 조마조마"

스포츠스타들이 추억하는 이건희 회장=이승엽 김시진 박태환, 이승엽 "1999년 혹시라도 뵐까 조마조마"

기사입력 2020.10.27. 오전 06:16 최종수정 2020.10.27. 오전 06:16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스포츠 스타들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에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 회장은 스포츠에도 큰 관심과 사랑을 준 인물이었다. 국제 스포츠 무대,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활약하도록 물심양면 도왔다. 이 회장의 지원은 한국 스포츠 성장의 자양분이었다. 경제계 거물이었지만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체육인이기도 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기억하는 스포츠 스타들은 이 회장과의 추억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이에리사 전 의원은 이 회장의 집에서 북한 선수 경기를 본 적이 있다고 했다. "회장님께서 탁구도 사랑하셨다. 선수 시절 북한 선수 경기장면을 제대로 볼 수 없을 때 집으로 초대해 주셔서 녹화 필름을 보면서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꼼꼼히 챙겨주셨던 그때를 잊을 수가 없다"며 "첫 번째 자서전 '2.5g의 세계'를 출간해 찾아뵈었을 때 주셨던 전자 손목시계를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유승민 IOC위원 역시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인물이다. 유 위원은 "삼성생명 탁구팀에서 큰 지원을 받아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IOC 위원이 되기까지 전 과정에서 이 회장님은 마음속에서 늘 '키다리 아저씨'같은 존재였다"면서 "회장님께서 올림픽 후에 '중국을 꺾은 탁구 금메달이 금메달 중에서도 정말 대단한 금메달'이라는 칭찬과 함께 특별히 격려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한국의 수영 영웅 박태환에게도 이 회장은 자신의 인생에서 결코 잊지 못할 은인이었다. 박태환은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 결승전서 아시아 최고기록으로 기분 좋게 우승했을 때 회장님께서 시상자로 '수고했어요'라며 환하게 웃어주셨다"면서 "2012년 런던 올림픽 자유형 400m 예선전에서 실격 판정이 나왔다가 나중에 기적적으로 번복됐고 결승에서 값진 은메달을 딸 수 있었다. 그런데 올림픽이 끝난 뒤 이 모든 과정에 회장님이 함께 해주셨다는 얘길 듣게 됐다. 결승전에도 직접 찾아주셨다.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신치용 진천 선수촌장은 1995년부터 20년간 삼성화재 배구단 감독을 역임했다. 신 촌장은 "회장님께서는 팀 성적이 안 좋을 때 '선수들에게 잘해줘야 한다. 관심을 더 가져야 한다. 관심이 없으면 성적이 떨어진다'면서 '구단의 관심이 팀 성적이 되고 팀의 힘이 되고 인기가 된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 회장은 1985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 라이온즈 구단주를 맡아 명문 구단을 만들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85년 삼성이 국내 구단 중 처음으로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간 것은 유명한 사실. 삼성이 다른 구단보다 한발 앞선 선진 야구를 습득한덴 이 회장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 원년멤버로 활약했던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회장님께서 아들 이재용 부회장과 야구장도 자주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팀 창단 때 본사에 갔었는데 회장님이 대학을 갓 졸업한 나를 딱 지목하더니 '프로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셨던 적이 있다. 나는 '일단 최고가 돼야 한다. 내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답을 했었다. 그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며 이 회장과의 일화를 얘기했다.

김시진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도 이 회장의 별세 소식에 마음 아파했다. "삼성과 계약을 하고서 당시 중앙일보 3층에 있던 회장님 방으로 가서 인사를 드렸다"고 한 김 전 감독은 "1984년 전기리그 우승을 하고 축승회 때 회장님께서 오셔서 함께 사진을 찍은 적도 있다. 그때 큰 아들이 돌이었는데 회장님께서 안아주셨고 홍라희 여사님과 함께 모두 사진을 찍었다"며 이 회장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김 전 감독은 "이태원에 있던 자택에 초청을 받아 식사를 한 적도 있었다. '잘해서 좋은 성적내라'던 격려가 지금도 기억이 난다"면서 "1985년에 처음 플로리다 베로비치의 다저타운에 스프링캠프를 갔을 때 선수들이 크게 자부심을 느끼며 야구를 했었다"고 말했다.

삼성과 뗄 수 없는 선수 중 한명은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이 회장과 직접 일대일로 만난적은 없었지만 유명한 일화가 있었다. 2014년 이승엽의 홈런에 병상에 누워있던 이 회장이 반응을 보였다. 2014년 5월 25일 대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가족들이 병원에서 TV로 보고 있었는데 9회에 이승엽이 스리런 홈런을 쳤을 때 중계방송에서 홈런을 크게 외치자 이 회장이 크게 눈을 떴다. 이 회장은 당시 병상에 누워있던 상황이라 가족에겐 그런 반응조차 큰 희망이었다.

이승엽은 당시를 회상하며 "내 홈런 소식에 눈을 크게 뜨셨다는 얘길 듣고 너무 기뻤고 빨리 회복하시길 바랐다"고 했다. 1999년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을 때 이 회장이 부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이승엽은 "언제 연락이 올지 몰라 가슴이 조마조마했다"고 했다. 하지만 아쉽게 당시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승엽은 "회장님의 명복을 빈다. 나는 삼성에서 성장한 야구 선수였다. 대구와 삼성에 늘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감사해 했다.
권인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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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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